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안양)] 심판을 향한 불만을 제기하던 최대호 안양시장 겸 FC안양 구단주는 갑작스레 시도민구단, 기업구단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최대호 구단주는 20일 오후 2시 안양종합운동장 미디어실에서 심판판정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초반에는 안양 경기에서 불합리한 판정이 있었다고 말을 하다 K리그 내에 있는 심판을 향한 불신 이야기를 꺼냈다. 이후 심판 공정성, 오심 인정과 공개, 심판 비판 금지 조항 재검토 등을 내놓았다.
여기까진 K리그 전체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 나아가 한 구단의 구단주가 총대를 메고 K리그 최대 문제인 심판을 강력 규탄하고 비난한 건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이후 안양이 판정 피해를 당했다고 하며 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한 것도 안양 구단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사진=FC안양
문제는 이후였다. 영상이 끝나고 다시 기자회견장에 나온 최대호 구단주는 “시민구단은 40개가 넘는데 기업구단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축구는 몇 안 되는 기업구단이 주관하고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혈세를 갖고 운영하는 시민구단은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하는데 기업구단 눈치를 보는 현재 판정은 혁신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갑자기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를 나눠 설명했다.
이제까지 ‘안양’이 판정 피해를 봤다고 하다 범위를 넓혀 ‘우리와 같은’ 시도민구단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확대를 했다. 분명 성명서를 읽을 때는 K리그 전체 문제라고 언급했는데 갑자기 두 주체를 나눠 한 쪽은 피해를 받고 있고 한 쪽은 이득을 얻고 있다고 한 것이다. 성명서에서 영상, 그리고 다시 발언하기까지 질문이 나온 것도 아닌 최대호 구단주가 자발적으로 발언한 것이다.

사진=FC안양
이후 질의응답에서 “타구단들도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안양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구단에 해당되는 문제다. 전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답하면서도 “K리그1 구단만 한정을 하면 대략적으로 연봉 3배 차이가 난다. 좋은 선수들을 다 데리고 간다. 우리 같은 시민구단들은 그야말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하고 고군분투하고 희생한다. 현실은 그럴 수 있는데 룰은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일부 시민구단들을 대변하자면 불만이 있다고 들었다”고 하며 다시 시도민구단 쪽의 입장만 대변해서 기업구단이 이익을 얻고 있다고 했다.
추가로 “다른 시민구단들도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이심전심이라고 생각한다. 난 거의 안양의 거의 모든 경기를 직관한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 직관을 통해, 현장에서 보고 말하는 것이다. 즉흥적인 기자회견이 아니다. 지금 기자회견이 많은 시민구단들에게도 길라잡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추후 질문에서 답하기도 했다.

사진=FC안양
심판 판정 불만에서 기업구단을 향한 불만으로 본인이 직접 나서 흐름을 틀었다. 기자회견을 본 한 구단 관계자는 “안양은 지난 시즌 기업구단들을 꺾고 우승을 해서 K리그1에 올라왔다. K리그1에서 14경기만 치렀는데 14경기만 보고 이렇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한 경기, 한 장면씩 따지면 한도 끝도 없이 모두가 피해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양은 이제 뒷감당을 해야 한다. 기업구단들, 그리고 그 팀의 팬들과 앞으로 계속 만날 텐데 구단주가 대립 구도를 설정해 안양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다. 심판 판정 불만 관련 총대만 맸다면 용기에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더 나아가 한 쪽을 적으로 돌리고 한 쪽의 대변인 역할만 한 건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