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FC 어린이팬을 향해 달려가는 김범수 강원FC 의무 트레이너(빨간색 원). /사진=강원FC SNS“저뿐만 아니라 의무 트레이너라면 모든 분들이 똑같이 행동하셨을 것이다.”
프로축구 강원FC 김범수(38) 의무 트레이너의 빠른 대처가 빛났다.
지난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강원FC와 광주FC의 맞대결. 전반 15분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직관하던 한 여자 어린이 광주팬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종혁 주심마저 경기를 중단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때 관중석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사람이 있었다. 주인공은 김범수 트레이너였다. 김범수 트레이너는 구급함을 들고 경기장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달려갔고, 사다리를 이용해 관중석으로 올라가 응급처치를 진행했다.
다행히 쓰러졌던 어린이 팬은 김범수 트레이너 등 의무진의 빠른 조치 덕분에 의식을 회복했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이 강원 SNS를 통해 공유돼 큰 화제가 됐다. 축구팬들도 “감사하고 멋있다”고 댓글을 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범수 트레이너는 26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처음에는 응원소리인 줄 알았다. 우리도 경기에 집중하고 있어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심과 대기심이 콜 사인을 보내 바라봤는데, 반대편 관중석 쪽에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급하게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어 김범수 트레이너는 “관중석에 갔더니 한 여자 어린이 팬이 쓰러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굴이 창백해 보여서 응급처치를 했고, 의식 확인 등을 파악했다. 감사하게도 광주 관중석 쪽에서 1차적으로 응급조치를 해주셔서 빨리 끝났다. 다행히 어린이 팬도 의식이 있었고 부상에 대해 물어봤을 때도 잘 대답해줬다. 이후 광주 의무 트레이너 분들과 주치의 분들이 오셔서 인수인계를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광주 구단에 따르면 어린이 팬은 의식을 찾아 부축을 받으며 걸어갔다.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광주 관계자는 “어린이 팬과 구단 관계자가 함께 병원으로 동행해 검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범수 트레이너는 “광주 스태프 중에 함께 일했던 분들이 많으신데 고맙다는 애기를 해주셨다”면서도 “저뿐만 아니라 의무 트레이너라면 모든 분들이 똑같이 행동하셨을 것”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또 김범수 트레이너는 “여자 어린이 팬이 의식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범수 강원FC 의무 트레이너(왼쪽)와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사진=강원FC 제공김범수 트레이너는 11년간 현장에서 일한 ‘베테랑 트레이너’다. 지난 해 강원에 합류했다. 구단 역대 최고 성적 2위를 거둘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큰 힘이 됐다. 올 시즌에도 강원은 초반 부진을 딛고 6승3무6패(승점 21)를 기록, 리그 7위에 위치했다.
김범수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훈련이나 마인드 콘트롤 부분 등은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진께서 잘 해주신다. 우리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당한 부상이나 컨디션을 중점으로 본다. 팀 성적이 좋아지면 기분이 좋지만, 선수들이 아픈 데 없이 행복하게 경기에 잘 뛰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범수 트레이너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들 역시 부상이 많이 나오는 시기”라면서 “감독님과 코치진이 1년간 경기를 운영하고 원하는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도록 돕는게 우리의 몫이다. 최대한 그 부분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