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텐셜의 페드로 감독
[스포티비뉴스=수원, 장하준 기자] 한국 생활 3년 차, 스페인 현지 출신의 특별한 유소년 감독이 있다.
이승우(전북현대)가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며, 그의 친형인 이승준 감독이 총괄하는 한국 유소년 팀 FC포텐셜에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바로 스페인 현지에서 온 감독이 유소년을 지도한다는 것이다. 스페인 축구 교육 방식을 선호하는 포텐셜은 3년 전 한 스페인 유소년 감독을 영입하며 아주 특별한 교육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페드로 마누엘 감독이다. 페드로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PRO 자격증을 보유했다. 또한 스페인 라리가의 발렌시아, 비야레알에서 유소년 지도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포텐셜의 훈련이 진행되는 수원 성균관대학교 대운동장에서 만난 페드로 감독은 훈련 내내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어로 “압박”, “드리블” “슈팅” 등을 연신 외치며 훈련에 집중하는 유소년들을 다독였다.
특별한 장면도 있었다. 한국 유소년과 스페인 감독의 의사소통은 분명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페드로 감독은 상세한 지시를 스페인어로 내리곤 한다. 당연히 어린 선수들이 알아듣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부 선수들이 페드로 감독의 지시를 한국어로 통역한다. 이들은 스페인 현지에서 이미 조기 교육을 받은 선수들로, 어린 나이에도 능숙한 스페인어를 자랑한다. 또한 관계자에 따르면 페드로 감독의 지시를 바로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후 자발적으로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와 스페인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 FC포텐셜의 훈련을 진행하는 페드로 감독
이날 열정적인 훈련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페드로 감독은 한국에 오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스페인은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감독들이 너무 많다. 한국과 달리 선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나도 더 좋은 경험을 쌓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에 온 스페인 감독이 추구하는 ‘스페인 축구’란 무엇일까. 페드로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이다. 전술도 기술도 다 중요하다. 하지만 볼이 가장 중요하다. 스페인은 어린 시절부터 볼과 친해진다. 그리고 축구를 즐겨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 온 후 3년 동안 한국 유소년 교육을 자주 접한 페드로 감독은 “한국에는 특출난 유소년들이 많다. 다만 일부 지도자들이 그들을 신체 조건으로만 평가하는 것을 봤다. 신체 조건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그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두뇌다. 신체 조건은 나이를 먹으면서 발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두뇌는 어린 시절부터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소신 발언을 했다.
페드로 감독의 소신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한국에는 특별한 재능을 갖춘 선수가 많다. 그러나 신체 조건이 아쉬워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일부 한국 지도자들은 재능보다 신체 조건을 우선시하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근 이어지는 한국 선수들의 유럽 러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양민혁(토트넘 홋스퍼), 윤도영(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등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재능을 인정받고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며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이에 페드로 감독은 “어린 나이부터 유럽을 가는 것이 맞다. 빠르게 그곳 문화를 적응해야 하며 실력이 좋은 선수들은 미리미리 유럽의 축구를 경험해봐야 한다. 정말 큰 자산이 될 것이다”라며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을 적극 추천했다.
끝으로 페드로 감독 본인의 목표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누구나 그렇겠지만, 최종 목표는 프로팀 감독이 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FC포텐셜의 훈련